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4/09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ags
more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달이 내 곁에 있기를 바랍니다

[하마키네]Promotion 본문

MAPLE

[하마키네]Promotion

브루나 2017. 7. 23. 13:54

승급(Promotion) 체스의 한 룰. 폰이 상대방 랭크의 끝까지 도달하면 폰과 킹을 제외한 피스로 승격할 수 있다. 대게 퀸으로 승격시키며 퀸이 아닌 피스로 승격하는 것은 언더 프로모션이라 한다.

 

 

 

 조금 생각하는 게 어른스럽지만 아직까지는 어린 소년이었던 그에게 현실은 너무나도 큰 것을 바랐다. 바랄 뿐만이 아니라 세계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복종을 명했으며, 그의 소중한 이들을 인질로 잡아 결국은 의지 없는 복종을 받아냈다.

 

 세계에서 단 두 명뿐인 초능력자를 모두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대한민국의 세계적 발언권은 급격히 커졌고, 제어할 수 없는 소녀 대신 완벽한 그의 가치가 커져 갈수록 소년은 전 세계에 얼굴을 비추며 그 능력을 보여야 했다. 중력을 다루는 그 힘에 누군가는 환호했고, 누군가는 매도했으며, 누군가는 혐오했다. 어디선가는 시기 질투의 소리가 들렸고 소년은 저를 두고 오가는 말들의 파도 안에서 그저 잠겨가는 수밖에 없었다.

 

 소년이 얼굴을 비추는 것은 카메라 앞뿐만이 아니었다. 재해로 무너진 건물로 가서 사람들을 구하는 것은 일상이요, 때때로는 전장에 나가야 할 때도 있었다. 그 잔혹하고 끔찍한 장면을 접한 소년은 눈물을 머금었지만 세계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고 그저 앞으로 나아가기만을 종용했다.

 

 소년의 자유권을 빼앗고 그저 그의 친구들과 만나게 해준다는 조건으로 내린 명령들은 끔찍이도 잔인했다. 언젠가 소년은 자신의 힘으로 인간을 살해한 적도 있었다. 그날은 잠들지 못했었다. 어째서 이러냐 물을 수도 없고, 묻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았다. 그저 그들의 말에 순종하며 눈을 감고 귀를 막았다.

 

 그렇게라도 하면 아주 가끔씩 그에게 친구들을 보여주었으니까. 제이와 유나는 조금 지쳐보였지만 자신들은 괜찮다며 소년을 안정시키려고 노력했었다. 특히 유나는 아직까지 통제가 되지 않는 능력 때문에 위태로운 듯 했으나 그저 웃어 보이는 소녀에게 소년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들이 생각해 두었던 클랜이 만들어지는 일은 없었다. 능력자는 어째서인지 나타나지를 않아서, 현재까지 세계에 존재하는 초능력자는 키네시스와 유나 둘 뿐이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키네시스를 선망했고, 갈구했고, 또 이용했다. 염동력이라는 능력은 다양한 곳에서 쓰임 받았다.

 

 가끔씩 능력을 과하게 사용해서 두통이 찾아올 때 쯤, 그는 공허를 느꼈다. 그 누구도 지킬 수 없었던 자신을 혐오하면서도 그리 만든 이 세상을 혐오했다. 모든 것이 사라지길 바랐다. 그렇게 바라고 바란다 하더라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그저 바랐다.

 

 오늘도 그런 날이었다. 지독하게 따라붙는 두통 때문에 집에 도착하자마자 차디 찬 침대에 쓰러져 얼굴을 구긴다. TV에서 그저 웃던 모습과는 상반되게 피곤에 찌든 얼굴이 잔뜩 구겨졌다. 차가운 공기 속으로 메마른 숨이 깊게 터져 나오며 폐가 쪼그라드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까지 숨은 이어졌다. 문득 폐에서 공기가 다 빠져나갔다 싶을 즈음 그대로 숨을 멈추었다.

 

 1, 2, 3소년은 스스로 목을 조이다가 숨이 모자라 심장이 강하게 펌프질하기 시작할 때 다시 공기를 크게 들이마셨다. 죽음으로 떨어지기 일보 직전에 발을 뒤로 빼자 심장은 달디 단 숨을 열심히 빨아들였다. 의식적인지 무의식적인지도 모르는 행동을 이어온 것이 어느새 한 달을 넘어간다. 키네시스는 발작하듯 숨을 쉬더니 입술을 짓씹고는 침대 시트를 꾹 그러쥐었다.

 

 이렇게 발악해봤자 죽음의 공포란 쉽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서 몇 번씩 시도하면서도 그때마다 실패한다. 실제로 이것은 죽기 위함인지, 아니면 살기 위함인지 그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는 것을 느끼며 살아있음을 느낀다. 또한 살아가기 위한 모든 것을 없애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참으로 변덕이 심하다고 생각했다. 키네시스는 숨을 고르다가 문득 제 뒤에 누군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공중에서 생겨난 것인지 갑작스레 제 인식 범위에 들어온 존재는 침대 한구석을 푹 꺼지게 만들고는 길쭉한 손가락으로 침대 위에 엎드린 키네시스의 목 부근을 건드리더니 슬그머니 허리께까지 쓸어내렸다. 그런 농밀한 손동작에도 일어나서 존재의 신원을 알아보거나 쳐낼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저 눈을 감고 휴식을 바랐다.

 

 “키네시스.”

 

 소년은 저를 지독하게 괴롭혔던 목소리에도 동일하게 반응했다. 신원은 알아냈지만, 그게 뭐? 지금 이 남자를 쳐낸다고 해서 자신에게 돌아오는 이득이 있을까? 세계의 보호? 웃기지 말라고 해. 두통으로 가득 찼던 머리를 조소가 덮어버렸다. 이렇게 더러운 세계를 지켜서 무엇 하겠는가. 소년은 그저 눈을 감고 있었다.

 

 하얀 마법사는 그의 변화가 기꺼웠다. 메이플 월드로 가서 저에 반하는 사상을 잔뜩 심어져 오더니 이제는 이 세계가 스스로 이 소년을 이레귤러로 판정해버리고 그것을 배제하는 꼴이었다. 속으로 웃은 그는 손가락을 옮겨 오른 손등을 슬슬 간질였다. 소년은 반응하지 않았다. 결국 겉으로 빠져나온 웃음과 함께 청년의 커다란 손이 청년에 가깝지만 아직까지 어린 손등을 뒤덮었다. 뱀이 제 먹이를 휘감아 조이듯 느릿하면서도 확연한 손길이었다.

 

 “원망스러운가요?”

 “……

 “원망스럽겠죠. 세계를 위해, 사람들을 위해 다른 나라도 아니고 세계까지 넘어가서 노력했는데 돌아오는 것은 협박이었으니.”

 “시끄러워.”

 “당신의 앞에서는 언제나 이랬던 것 같군요.”

 

 하얀 마법사는 자신의 입술이 소년의 새하얀 귀에 닿을 만큼 깊게 몸을 숙였다. 키네시스는 스치듯 맞춰진 입술이 혐오스럽지 않아서 작게 놀라면서도 간지럽다며 투정을 부렸다. 제이와 유나가 곁에서 멀어진 이후로 나오지 않았던 것이 툭 튀어나왔다. 그 사실이 괜스레 가슴을 깊게 찔러 와서 쓴 웃음이 입가에 걸린다.

 

 “저라면 당신에게 해방을 선물해드릴 수 있습니다.”

 “, 옛날에는 그걸로 날 잘도 괴롭혀놓고?”

 “그 말이 아니라는 것을 당신이 더 잘 아실 텐데요.”

 

 그렇긴 하지만. 귓가에서 속삭여지는 목소리가 뱀처럼 들어와 마음을 건드렸다. , .

 

 “저는 당신을 이해합니다. 인간이란 지극히도 이기적일 따름이지요. 시기와 질투, 욕망에 번들거리는 눈을 보면 구역질이 나지 않습니까?”

 

 ―저만이 당신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귓가에 속삭여진 말은 소년을 뒤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잔뜩 지쳐버린 마음은 저를 지치게 만드는 원흉보다 그에게 기대라며 처절하게 외쳐댔다. 이제는 다 놓아버려도 괜찮지 않을까? 지금까지 열심히 했잖아. 지금까지 노력한 게 얼마인데.

 

 그러면서도 꼭 마음 한구석에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이 세계를 사랑하는 마음과 저를 응원하던 사람들의 모습이 남아있어서 고개를 내저었다. 하얀 마법사는 그렇게 이용당해 놓고도 심지 곧은 키네시스의 행동에 기분 좋게 웃었다. 자신을 반한다는 행동이 기분 좋은 것은 기나긴 기억 속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것이다. 그만큼 키네시스라는 존재가 꽤 제 마음에 든 것 같아 입술로 슬쩍, 귀를 문질렀다. 반응은 민감하게 돌아온다. 움찔거리는 몸에 유쾌한 기분이 되었다.

 

 “그것 아십니까?”

 “.”

 “세계 각지의 정부에서는 현재 히어로 육성 프로젝트라는 것을 실시하고 있더군요.”

 “그게 뭔데?”

 “간단합니다. 몇몇 고아들을 모아 그들이 할 수 있는 한계까지 훈련을 시키는 것이지요. 언젠가는 그들이 힘을 얻지 않을까 바라면서요. 참으로 웃기지 않습니까? 2의 키네시스를, 히어로를 만들어 낸다면서 아이들을 학대시키는 꼴이라니당신은 선택받았기에 이 힘을 가지고 있는데 말입니다.”

 

 당신만이, 진정으로 세계에 선택받은 최초의 영웅임을 모르고 말이지요. 웃으며 소년의 귀에 속삭인 하얀 마법사에게는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꼴이 참으로 고깝게 보였다. 유나의 경우야 제가 손을 썼기 때문에 각성이 가능했던 것이지 억지로 아이들을 학대한다 하더라도 각성이 될 확률은 0.01퍼센트도 아까웠다. 아주 작은 1의 가능성은 세계의 융합으로 각성하게 될 이들이지만 어차피 해봐야 매우 적은 수에 시간도 오래 걸릴 터. 우습게만 보이는 발악이었다.

 

 그저 하얀 마법사는, 그 사실이 키네시스를 뒤흔들었다는 것만이 중요했다. 감정의 울렁임이 그대로 느껴질 만큼 동요는 강렬했다. 실제로 제 존재의 실체를 아는 소년은 저 같은 이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내겠다는 사람들의 생각과 그것이 실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끔찍하게만 느껴졌다. 지금까지 조금이나마 세계를 믿던 마음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지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만들어내고 나서는 어떻게 할 생각이지? 자신처럼 잔뜩 이용해 결국은 망가트릴 생각인가? 아니, 이미 망가져 있을지도 몰라. 여태까지 자신이 경험했던 인간의 이기심은 분명 아이들을 다그치며 빠른 각성만을 목표로 할 것이다. 그래서는

 

 맹렬히 돌아가던 머리가 문득 강제 종료된 듯 짙은 두통을 남기며 일하기를 거부했다. 하얀 마법사는 키네시스의 새카만 머리칼에 입맞추곤 제 손에 쥔 소년의 손등을 지긋이 문질렀다.

 

 “오늘 능력을 무리하게 사용하셨으니 뇌에도 과부하가 걸렸을 겁니다. 쉬게 놔두세요.”

 “당신, , 때문이잖아.”

 “하하, 부정할 수 없다는 게 슬프군요.”

 

 자아, 키네시스. 하얀 마법사는 마치 달래는 것처럼 머리에 몇 번 더 입을 맞추더니 성인에 가까워진 키네시스의 몸을 들어 제가 침대에 앉고는 다리 사이에 그를 자리 시켰다. 등에 닿는 온기가 괜히 낯설어 바르작거리자 그는 조용히 하얀 뒷목에 발자취를 남겼다. 결국 소년은 반항을 그만둔 채 실이 끊긴 마리오네트처럼 얌전히 안겨 그가 보는 방향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곳의 밑층에는 메이플 월드로 가는 문이 있지요.”

 “.”

 “그리고 그곳에는 병사들이 있고요?”

 “, 그만 해.”

 “죄송합니다. 너무 먹음직스러워 보여서 그만.”

 

 키네시스의 목에 잇자국을 만든 하얀 마법사는 유쾌한 목소리로 말하고 뒤를 이었다.

 

 “그 정도 병사들의 수라면 당신 혼자라도 쉽게 제압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걸 부수면 됩니다. 어차피 다시 만들 수도 있겠지만발목은 붙들어 놔야겠죠.”

 “그쪽은 안 도와주려는 셈이야?”

 “당신에게 해방을 선물하겠다고 했으니 완벽히 해방시켜 드려야지요. 제이와 유나였던가요? 그들은 제 세계에 넣어 놓겠습니다. 언제든 볼 수 있게요.”

 “뭐야, 완전히 잔악무도한 건 아닌가보네?”

 

 완전히 포기했었는데. 메마른 중얼거림이 하얀 마법사의 귀를 타고 흘렀다. 처음에는 아예 제거해버린 후 망가진 당신을 얻을까도 생각했습니다만그에게 닿을 리 없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흐음, 대신 하나만 약조를 받아내 볼까요.”

 “공짜로 해주는 줄 알았더니 아니었어?”

 “저는 철저한 합리주의자입니다.”

 “, . 좋아. 지금은 기분이 많이 좋으니까 들어줄 의향이 있어.”

 

 자신 때문에 인질이 되어버렸다는 죄책감으로 점칠되었던 친구들과의 관계에 한줄기 빛이 물들어 오는 것 같아 키네시스는 오랜만에 진심으로 웃었다. 역시, 당신은 그 얼굴이 어울립니다. 하얀 마법사는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대답했다.

 

 “우정까지는 허락하겠습니다.”

 “무슨 소리야?”

 “당신이 과거 유나를 어떻게 보았었는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것이 되기로 한 이상, 우정 이상의 감정은 오로지 제게만 허락하겠습니다.”

 “아니,”

 

 뭐? 당황한 듯, 황당한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그 감정마저도 저에게 향했다는 사실이 지독하게 달콤해서 하얀 마법사는 제 품에 들어차 있는 키네시스의 몸을 조금 더 세게 끌어안았다.

 

 “말 그대로입니다. 저 이외의 다른 누구에게도 우정 이상의 감정은 허락하지 않겠습니다.”

 “잠깐, 잠깐

 

 ―그거, 무슨 고백 같잖아. 귀가 발갛게 물든 키네시스의 목소리는 이상하게 뒤집혀 있었다. 하얀 마법사는 소년의 어깨에 턱을 올리고는 잠시 고민하는 듯 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보니 맞는 것 같기도 하군요.”

 “, 아니 맞으면 맞는 거지 맞는 것 같은 건 또 뭐야?”

 “이런 감정이 드는 것은 처음이라서요. 싫으신가요?”

 “짜증은 나는데.”

 

 때려도 돼? 자제해 주세요. 당황한 감정은 뒤로 하고 키득이며 마치 일상인 것 마냥 대화한 키네시스는 느리게 눈을 깜빡였다. 사람을 또 해쳐야 하는 건가. 옛날이었다면 분명 그 사실에 두려워하고 하지 않으려고 했겠지만 이제는 그 두려움마저 마모된 듯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 능력이 향할 곳은 저를 이렇게 만든 근원이었지만. 이제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능력으로는 죽이지 않고 처리할 수도 있을 테다.

 

 편안하게 등을 기대오는 키네시스의 손을 잡고 잠시 느긋하게 만지작거린 하얀 마법사는 그 손을 놓고 양 팔로 그 몸을 끌어안았다. 아까는 놀란 듯 했지만 이제는 익숙해 진건지 아무런 반응도 없다. 그 변화마저도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만 같아서 새하얀 뒷목에 입 맞추고 속삭였다.

 

 “, 제 것이 되세요 키네시스.”

 

 

 

 

 

 

세계의 폰으로 존재했던 소년은 그의 손에 들어가 퀸이 되었다 하더라.




* * *



오늘이 키네 생일이고.... 나는... 왜 이걸 오늘 완성했고.... 미안해...

아냐 결과적으로는 행복해졌으니 된거 아님?(대체

내가 많이 사랑해 키네야 아흑 따흑 하마키네 츄라이 츄라이



키네 생일 축하해!!!!

'MAP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알베아크]관계  (0) 2018.03.02
[하마키네].  (0) 2017.08.09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