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AKAM/단편 (24)
달이 내 곁에 있기를 바랍니다
본문에 조금 더러운 표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약하긴 하지만 주의해 주세요. 버번은 건물과 건물 사이, 어둑한 골목에 쪼그려 앉아 있다가 문득 오늘이 13일의 금요일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 괴담이 어디서 나왔더라, 생각하다가 미국의 영화 타이틀 이었다고 생각해냈다. 그것에 이어 떠오른 것은 전기톱이 돌아가는 소리요, 뒤이은 것은 잔인한 살인자였다. 버석이는 입술에 침을 바른 버번이 이번 13일의 금요일에는 그 살인마가 자신일지도 모르겠다며 조소를 흘리자 귀에 꽂아둔 이어폰에서 낮은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무슨일이지? “별거 아닙니다. 타겟은 어떻게 됬습니까?” ―네 앞쪽의 건물 안으로 들어갔어. 직접 처리해야할 것 같군. “오 분 후 진입합니다.” ―라져. 이어폰 틈새로 그의 기다란 머리카락이 흘러나..
베르무트는 샤워를 하고 나오니 문득 손톱이 꽤 자랐다는 것을 자각했다. 언제나 심하게 길지 않을 정도로만 다듬는 손톱이 배죽 나와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하는 중이었다. 휴대폰을 들어 네일샵을 예약하려던 그녀는 문득 떠오른 생각에 어플에 들어가는 대신 주소록으로 들어갔다. 받는 사람, 음… 뭐라고 정의해야 좋을까. 머리 좋고 일 잘하는 핸드백? 핸드백 주제에 자신의 약점을 잡아놓긴 했지만 그녀가 구태여 옆에 데리고 다니는 이유는 단순히 조직에서 그나마 마음에 드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네일케어 해줘] 메일을 보내고 일 분이 채 되지 않아 답장은 돌아왔다. [그런 걸로 부르지 말아달라구요! (*`皿´*) 지금 가겠습니다] 베르무트는 피식 웃었다. 여자애 같기는. 그와는 대부분 조직의 일로 연락을 했지만 사..
희여멀건한 담배연기가 공중으로 퍼진다. 겉으로는 꾸역꾸역 멀쩡한 척 하고 있지만 속은 뇌를 꼬아놓은 것 같이 고통스러웠다. 그것을 드러낼 수 없기에 라이는 오늘도 담배를 손에서 떼어내지 않았다. 그렇게도 기피하며 거리를 둬왔던 마약성 진통제의 일종이었다. 조직에서 유통하는 부류 중 하나인지라 손에 넣는 것은 쉬웠다. 코드네임까지 얻은 그는 말단들이 움직이는 상황에서 돈만 제대로 쥐여 준다면 온갖 것들을 가질 수 있었다. 본래 그의 직업상 조직의 것에는 손을 대지 않았었지만 인간이기에, 센티넬이기에 느낄 수밖에 없는 이 고통은 도저히 평범한 진통제로는 넘어갈 수가 없었다. 유럽 어드메의 나라에서 새로 개발되었다는 이 진통제는 시야가 흔들릴 정도로 정신을 몽롱하게 만들어 임무가 있는 날에는 통상으로 유통되는..
당신이 없는 이곳은 새까만 어둠의 속과 같았다. Prayer Akai Shuichi X Furuya Rei “아무로씨, 오늘은 이만 들어가셔도 될 것 같아요.” “아, 그럼 이것만 정리하고 갈게요.” 아무로는 웃으며 아즈사에게 대꾸했다. 다 씻은 그릇을 냅킨으로 닦고 차곡차곡 쌓아 정리해 선반에 넣는다. 쉽고 간단한 작업이었지만 아무로는 그것이 아주 중요하고 힘든 작업이라도 되는 듯 하나하나 집중해서 닦아 넣었다. 깨끗하게 정리된 선반을 보며 잠시 뿌듯한 표정을 짓고 손을 모아 맞대어 문지르자 그의 표정이 흐려졌다 다시 웃음을 머금었다. 앞치마를 벗어 정리해놓고 아즈사에게 인사하자 밝은 인사가 되돌아왔다. 포아로에서 통하는 뒷문으로 나가 자신의 하얀 애마에 탑승한 아무로는 익숙하게 차를 몰아 베이커 가를..
상윤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꾸역꾸역 정신력으로 살아남아 제 사랑스런 애인이 있는 집에 도착했다. 어떻게 현관을 지나치고, 신발을 벗어 놓고, 방문을 열었는지는 모르겠다. 제 애인이 자고 있어 사람의 온기가 들어있는 침실에는 단촐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텅 비어있었다. 그래봤자 어차피 저와 제 애인 외에 들어올 일 없는 침실이다. 수면을 도와줄 수 있는 침대와 사랑스러운 애인만 존재하면 된다고, 그는 생각했다. 흐릿한 눈으로도 깊은 잠에 취해있는 애인은 사랑스럽다. 저도 그 옆에 누워서 빨리 꿈나라로 향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 전에 존재하는 절차들을 거칠 자신이 없어 문제일 뿐. 라이플백이 제 등에 없는 것을 보니 무의식중 집 안 어딘가에 잘 기대놓고 온 것 같다. 그 이상은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어..
“아무로씨, 오키야씨랑 사귀기 시작하신 것 맞죠?” 아무로는 약간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작게 물어오는 아즈사의 행동에 잠시 동안 눈을 깜박거렸다. 그 후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아즈사는 축하드린다며 두어 번 박수를 치고 맑은 웃음을 얼굴에 띠었다. 카페에서 고백도 많이 받았었지만 전부 다 거절하더니 그 이유가 따로 있었었구나, 아즈사는 속으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우성 알파와 우성 오메가의 조합은 굉장히 매력적이고 로맨틱해서 그녀의 얼굴이 말갛게 붉어졌다. 아즈사의 물음에 깔끔하게 대답한 아무로는 만족스런 표정의 그녀가 떠나가자 닦고 있던 접시를 다시 들어 깨끗하게 닦기 시작했다. 물기로 젖어있던 접시의 물방울이 아무로가 들고 있는 타올로 옮겨왔다. 다섯 개의 접시에서 물방울을 빼앗아 올 때 쯤 고개를 ..
라이는 손에 들린 위스키 잔을 탁자에 내려놓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지상의 불빛으로 인해 칠흑 같지만 밝은 밤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인간들이 창조해낸 인공적인 불빛으로도 덮을 수 없는 환한 만월의 달빛만이 하늘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 달빛에 취해 잠시 신경을 느슨히 했다가 등에 닿아오는 부드러운 느낌에 정신을 차리자 흰 목에 가느다란 팔이 감겨왔다. “버번.” “뭐해요?” “그냥 잠시.” 버번은 라이의 목에 매달려서 고개를 돌리지 못하게 한 채 손만 뻗어 라이의 위스키 잔을 빼앗아 한 입 마시곤 혀를 빼어 물었다. 향긋한 냄새와는 달리 씁쓸한 맛이 입가에 계속 남아 정작 그 이름을 가진 버번은 좋아하지 않는 위스키였다. 그녀는 위스키 잔을 다시 라이의 손에 쥐여주고 투덜거렸다. “또 버번이에요? 참 질리지..
허벅지에 찬 핸드건이 불편하게 허벅지를 조였다. 사르락 퍼지는 짧은 치마의 안에는 무서운 총기가 숨어 있었지만 버번은 웃으며 남자를 상대했다. 여차하면 핸드건을 꺼내 남자의 머리를 뚫어버리면 되는 임무였기 때문이다. 허리를 휘감은 팔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신의 허리에 남은 익숙한 팔은 조금 더 가늘고 매끈하지만 단단한 근육을 가진 팔이었다. 기다란 머리에 가려져있는 귀에는 이어피스가 꽂혀 있었다. 그 이어피스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좋지 않은 기분을 더 안 좋게 만들었지만, 그 감정 때문에 임무를 망쳐버릴 수는 없어서 버번은 꾹꾹 분노를 눌러 담았다. “그럼 아가씨는 여기 소속인 거야?” “후후, 아쉽지만 그렇게 되었어요.” 당신이 운영하는 곳으로 가면 좋을 텐데. 가식적인 미소와 꿀을 바른 듯 한 ..
http://www.lezhin.com/ko/comic/zonzaler/13대사를 약간 가져왔어요! 근데 여러분 이거 짱 재밌으니까 나랑 같이 보자 이거 정말 재밌어요 엉엉 그림체두 이쁘구 스토리도 이쁘구 짱 조아요 저랑 같이보자(영업 “아카이.” “음?” 아카이는 뾰로통한 표정으로 턱을 괴어 귀여운 제 연인을 사랑스런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뭔가 불만이 있는 것 같았지만 아카이가 볼 때엔 그 모습이 귀여워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려다 밖이라고 말하며 싸늘하게 손을 쳐낼 것이 분명해서 손만 움찔거릴 뿐이었다. 가죽재킷의 주머니에 들어있는 담배갑을 손끝으로 쓸며 아쉬움을 달래자 후루야는 표정을 숨기지 않고 말끔하게 립스틱이 발린 입을 열었다. “이제 호칭좀 바꿔주지 않을래요?” “호칭을?” “네. 매일 레이군 ..
*161204 제15회 아카아무 전력*해리포터 AU*아무말 대잔치*캐붕 대잔치*졸렸어요 고멘... 1.시작은 아주 작은 일이었다. 2.아카이 슈이치에게 오는 발렌타인 초콜릿은 꽤나 많은 양이었으며, 그 안에 진심인 것들이 들어있는 경우도 꽤 많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의 입에는 고통스러울 정도로 달콤한 것이 초콜릿과 같은 것들이라 그는 고맙다고 하면서도 정중히 거절하고는 했다. 3.아카이는 자신에게 초콜릿을 내밀며 수줍게 웃는 후플푸프의 여자 아이에게 고개를 약간 숙이며 거절을 했다. 여자 아이의 눈썹이 축 쳐졌다. 아이는 슬퍼보였지만 포기하지 않고 초콜릿을 받기만 해달라고 부탁했다. 일부러 아카이의 입맛에 맞춰 달콤하지 않게 했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 그 상자를 받아들었다. 아이의 표정이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