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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슈레이]Your name is 본문

AKAM/단편

[GS슈레이]Your name is

브루나 2016. 12. 5. 18:34

http://www.lezhin.com/ko/comic/zonzaler/13

대사를 약간 가져왔어요! 근데 여러분 이거 짱 재밌으니까 나랑 같이 보자 이거 정말 재밌어요 엉엉 그림체두 이쁘구 스토리도 이쁘구 짱 조아요 저랑 같이보자(영업

 

 



 “아카이.”

 “?”

 

 아카이는 뾰로통한 표정으로 턱을 괴어 귀여운 제 연인을 사랑스런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뭔가 불만이 있는 것 같았지만 아카이가 볼 때엔 그 모습이 귀여워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려다 밖이라고 말하며 싸늘하게 손을 쳐낼 것이 분명해서 손만 움찔거릴 뿐이었다. 가죽재킷의 주머니에 들어있는 담배갑을 손끝으로 쓸며 아쉬움을 달래자 후루야는 표정을 숨기지 않고 말끔하게 립스틱이 발린 입을 열었다.

 

 “이제 호칭좀 바꿔주지 않을래요?”

 “호칭을?”

 “. 매일 레이군 아니면 자네. 애인이라는 사람이 뭐 그래요?”

 

 색 옅은 속눈썹이 예쁘게 팔랑였다. 유려하게 쳐진 눈매 속에 들어있는 아이스 블루의 눈동자가 아카이를 쏘아 보았지만 아카이는 웃으며 아메리카노를 들어 쭉 빨아먹을 뿐이었다. 차가운 아메리카노의 컵 겉면에는 물방울이 방울방울 매달려있어 손이 조금 축축해지자 아카이는 손을 탈탈 털고 계속 이쪽을 쳐다보고 있는 남자를 노려보듯 흘겼다가 다시 후루야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목덜미에서 살랑거리는 색 옅은 머리카락은 건강해 보이는 커피우유색 피부와 잘 어울렸다. 게다가 오늘은 자신과 만난다고 차려 입은 것인지 푸른색과 흰색이 섞인 세로 스트라이프 오프숄더 셔츠와 매끈하게 뻗은 다리를 그대로 드러내는 숏 팬츠가 예쁘기는 했지만 다른 남자들의 시선까지 그대로 모으고 있어서 조금 미묘한 기분이었다. 아카이는 마음속에서 솟아나는 질투를 꾸역꾸역 내리누르며 웃었다.

 

 “그럼, 뭐라고 불러줬으면 좋겠어?”

 “.”

 

 후루야는 호칭을 바꿔달라고 말해놓고 뭐라고 불리고 싶은지는 생각을 안했었는지 턱을 괸 자세 그대로 눈을 감고 잠시 고민했다. 기다란 속눈썹이 그 밑으로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볼을 감싼 손이 살을 약간 밀어 올려 볼 살이 통통하게 강조되었다. 입술도 톡 튀어나오게 되어 그 입술에 입 맞추고 싶게 만들었다.

 

 무엇을 부탁할까 잘 생각나지 않는지 사놓은 홍차 프라푸치노를 쪽 빨아 작은 얼음 알갱이를 꼭꼭 씹는 후루야를 보며 아카이는 약간 삐딱하게 턱을 괴었다. 아카이는 물어봐놓고 제 애인을 구경하느라 바쁜 것 같았다. 물론 후루야도 똑같이 바쁘기는 했다. 다시 길어진 생머리가 찰랑거리며 가슴을 타고 내려 온데다 언제나와 같이 늘씬한 선을 부각시키는 검은 가죽바지와 가죽재킷이 주위 남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었다. 후루야가 열렬하게 주장해 망할 비니까지 벗고 있으니 너무 완벽한 모습이기는 했다.

 

 자신에게 향하는 시선들은 눈치 채지 못하고 제 애인만 신경 쓰는 두 사람 다 서로서로 구경을 할 때 누군가가 후루야와 아카이가 앉아있는 자리로 다가왔다. 아까부터 아카이가 주시하고 있던 남자였다. 아카이는 혀를 찼다.

 

 “저기,”

 

 후루야는 턱을 괴고 있던 손을 빼고 자신에게 말을 걸어온 남자를 흘끗 쳐다보았다. 아카이가 남자를 못마땅하게 쳐다보는 것이 그대로 느껴졌다.

 

 “뭔가요?”

 “아까부터 봤는데 너무 예쁘셔서혹시 남자친구 있으세요?”

 “아니요.”

 

 여자친구는 있지만. 후루야는 슬쩍 웃으며 대답했다. 남자는 그 웃음을 어떻게 해석한 것인지 얼굴이 조금 피었다.

 

 그럼 혹시 번호 주실 수 있어요?”

 

 참 저돌적이네. 시작부터 본론을 꺼내는 남자의 행동에 후루야는 속으로 비웃었다. 너무 활발하고 방방 뛰는 사람은 별로였다.

 

 “그쪽 나이가 어떻게 돼요?”

 “, 25인데.”

 “어리네. 말 놓을게?”

 “?”

 “31이라서.”

 “정말요? 진짜 동안이시네요즘 연상연하 커플이 대세인건 아시죠? 저 어떠세요?”

 “칭찬은 고마운데, 내가 얼굴을 좀 많이 따지거든.”

 

 후루야는 예쁘게 웃으며 말했다.

 

 “네가 말한 것처럼 내가 이렇게 예쁜데 왜 너 같은걸 데리고 다녀야 하니?”

 “?”

 

 남자는 얼빠진 얼굴로 대답했다. 아카이는 통쾌하다는 듯 푸흡, 밖으로 소리 내어 웃었다. 아카이의 웃음소리를 듣자 그때부터 남자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대로 뒤를 돌아 간 남자의 목적지에는 다른 남자가 낄낄거리며 웃고 있었다. 뭐래? 아 진짜, 완전 싸이코야. 아카이의 예민한 귀에 그 목소리가 들리자 웃던 얼굴이 급격하게 굳었다.

 

 “죽일까?”

 “푸핫, 저거 민간인이라구요!”

 

 은퇴하긴 했지만 둘은 엄연히 경찰이었고, 경찰과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어이없기는 했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을 위해 화내준다는 것이 좋아서 후루야는 헤실 웃었다. 남자가 가고나니 다시 생각나는 호칭의 문제에 후루야는 머릿속에 휙휙 지나가는 이름들을 넘겨짚었다.

 

 웬만하면 아카이가 잘 쓰지 않는 귀여운 걸로 붙여주고 싶은 마음과 아카이가 불렀을 때 어울리는 걸로 붙이고 싶은 마음이 안에서 충돌했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아카이가 누군가의 이름에 쨩이라고 붙이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고민을 하느라 닫혀있던 후루야의 눈이 자신만만하게 뜨였다.

 

 “레이쨩.”

 “레이?”

 

 아카이의 표정은 묘하게 얼떨떨해 보였다. 실제로 지금까지 아카이가 누군가를 부를 때 쨩이라는 호칭을 붙인 것은 없었던 일이었다. 어릴 때는 영국에 살았었기 때문이었고, 여동생이 태어났을 때에는 이미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었기 때문이었다. 일본에 들어와 조직에 잠입했을 때에도 굳이 쨩을 붙일 이유가 없었던 데다가 아케미를 부를 때에는 쨩을 붙이지 않은 그 세 글자로만 불렀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쨩이라는 호칭은 그 누구에게도 붙일 수 없었다.

 

 후루야는 단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아카이의 쨩이라는 칭호를 들어보고 싶었던 것뿐이었지만, 의도치 않게 첫 번째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은 그 칭호를 가져가게 되었다. 아카이는 잠시 묘한 표정을 짓다가 결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랑스런 애인의 부탁이었다. 칭호 같은 사소한 문제는 그 어느 것이든 들어줄 수 있었다.

 

 “레이쨩.”

 “네에, 슈쨩.”

 

 하지만 이건 예상 못했다. 아카이는 갑작스럽게 치고 들어온 후루야의 슈쨩이라는 말에 버퍼링이 걸린 듯 멈췄다가 서서히 얼굴을 붉히기 시작했다. 표정 변화는 없었지만 목부터 머리끝까지 붉어지는 모습이 어딘가의 만화 같아서 후루야는 꺄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슈쨩이라는 애칭은 그녀의 어머니가 곧잘 부르던 것이었다. 저가 생각해도 익숙하다면 익숙하다고 할 수 있는 울림이었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 그 발음은 너무나도 익숙하지 않고 달콤한 것이라 아카이는 뜨거워진 얼굴에 차가운 손을 대어 열을 식히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 열은 도통 떨어질 줄은 몰랐다.

 

 후루야는 처음 보는 아카이의 반응에 방실방실 웃었다. 자신의 앞에서는 멋있는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건지 아니면 천성이 그런 것인지조직에 있을 때도 그랬던 것을 보면 천성이 그런 것 같긴 하다만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많이 없는 아카이가 이렇게 적나라하게 감정을 드러내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었기에 후루야는 슈쨩, 슈쨩 하며 놀리듯 아카이를 불렀다. 그런 후루야의 볼도 발갛게 물들어있는 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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