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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레이]과거의 잔재 본문
후루야는 언제까지나 그를 잊지 않고 살 마음이 없었다. 평범하게 그를 잊고, 평범하게 좋은 여자를 만나고, 평범하게 아이를 낳아 은퇴할 생각이었다. 지금까지도 눈을 감으면 저 암흑 너머의 눈꺼풀에 떠오르는 그의 모습이 평범함을 잡을 수 없게 만들었지만 후루야는 오로지 그것만을 원했다.
하지만 당신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지. 오늘도 꿈에 나온 그의 마지막 모습에 후루야는 그러쥔 손을 눈 위에 올려두었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았지만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메마른 한숨만이 입에서 터져 나올 뿐이었다.
그 남자는 오늘도 과거와 한 치도 달라짐 없는 모습이었다. 짙은 다크서클과 빼쭉하니 올라간 눈매, 홀쭉하게 들어간 볼 때문에 강조되는 광대뼈, 후루야가 그의 신체부위 중 가장 좋아했던 녹빛이 짙은 눈까지. 그는 이미 많이 변해버린 후루야에게 과거의 잔재로 깊게 내리박혀 있었다. 그것이 지독하게도 고통스러워 가만히 인상을 구겼다.
과거의 잔재가 여기까지 나오지 말아요.
후루야는 짧게 신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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