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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내 곁에 있기를 바랍니다
관계Written by. 브루나 세상에는 어느 한 쪽의 죽음으로 완성되는 관계가 있다고 하였다. 나는 너와 나의 관계가 그렇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죽은 너를 보기에는 내가 너무 아팠다. * * * 의식이 새카만 수면 위로 떠오른다. 온 몸의 감각이 돌아오고, 얇은 눈꺼풀 너머로 들어오는 빛이 느껴졌다. 문득 살결을 감싸 안는 이불의 부드러움이 무언가 낯설어서 아크는 눈을 번쩍 떴다. 회청색과 금의 빛깔이 함께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약간의 몽롱함을 담은 그것은 낯선 천장을 훑었다. “일어났어?” 그 목소리에 몸을 벌떡 일으킨 아크는 명확한 당혹감을 품고 소리의 주인을 바라봤다. 예전에 스쳐가듯 보았던 때는 몰랐었던 과거와의 차이점이 하나둘씩 눈에 들어왔지만 결국은 추억을 함께했던 알베르, 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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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시나리오 플레이 로그입니다.키퍼 제외 2인용 시나리오이며, 1:1로도 무리 없이 플레이 가능하다고 합니다!키퍼 브루나플레이어 공공칠빵님, 로호님커플링-슈레이 B님(@b_trpg)의 자작 시나리오인 무제(Untitled)를 플레이 했습니다.시나리오 링크는 이쪽->http://teamtalc.tistory.com/28#recentTrackback 무제(Untitled)를 플레이하시고자 하는 분들은 보지 않으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약한 고어 묘사 포함되어있음. 슈레이의 첫 데이트!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무제(Untitled)KP:브루나PL:공공, 로호요즈음 일본에서는 묘한 느낌이 드는 그림이 대 유행이다. 팝 아트 같으면서도 묘하게 그로테스크한 느낌이 드는 이 캐릭터화는 주변에 큰 인기를 끌어..
본문에 조금 더러운 표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약하긴 하지만 주의해 주세요. 버번은 건물과 건물 사이, 어둑한 골목에 쪼그려 앉아 있다가 문득 오늘이 13일의 금요일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 괴담이 어디서 나왔더라, 생각하다가 미국의 영화 타이틀 이었다고 생각해냈다. 그것에 이어 떠오른 것은 전기톱이 돌아가는 소리요, 뒤이은 것은 잔인한 살인자였다. 버석이는 입술에 침을 바른 버번이 이번 13일의 금요일에는 그 살인마가 자신일지도 모르겠다며 조소를 흘리자 귀에 꽂아둔 이어폰에서 낮은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무슨일이지? “별거 아닙니다. 타겟은 어떻게 됬습니까?” ―네 앞쪽의 건물 안으로 들어갔어. 직접 처리해야할 것 같군. “오 분 후 진입합니다.” ―라져. 이어폰 틈새로 그의 기다란 머리카락이 흘러나..
“잠깐 한 대만 하고 올게요.” 다녀와― 누구의 목소리인지도 모르겠지만, 배웅하는 목소리는 알코올에 잔뜩 젖어 상기된 것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매콤한 부대찌개의 냄새로 가득 찬 술집을 나와 어둑한 골목 어귀에 자리를 잡고 등을 기댄다. 방금 지나간 겨울에 등은 차가웠고, 그 차가움을 뼛속 깊이 느끼며 입에 문 담배 끝에 자그마한 불씨를 옮겼다. 후우. 몸 전체로 옮겨갈 것 같던 독한 연기가 입 밖으로 나와 밤하늘 높은 곳으로 사라졌다. 보석이 총총 박혀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았던 그곳과 다르게 땅이 너무 밝아, 또 공기가 너무 더러워 보이지 않는 별들이 못내 아쉽다. 그러다 어이없는 한숨을 내쉬며 눈을 땅바닥으로 돌렸다. 서늘한 공기에 매연을 잔뜩 배출해주며 언 손끝을 비볐다. 이제 봄이 될 만도..
승급(Promotion) ― 체스의 한 룰. 폰이 상대방 랭크의 끝까지 도달하면 폰과 킹을 제외한 피스로 승격할 수 있다. 대게 퀸으로 승격시키며 퀸이 아닌 피스로 승격하는 것은 언더 프로모션이라 한다. 조금 생각하는 게 어른스럽지만 아직까지는 어린 소년이었던 그에게 현실은 너무나도 큰 것을 바랐다. 바랄 뿐만이 아니라 세계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복종을 명했으며, 그의 소중한 이들을 인질로 잡아 결국은 의지 없는 복종을 받아냈다. 세계에서 단 두 명뿐인 초능력자를 모두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대한민국의 세계적 발언권은 급격히 커졌고, 제어할 수 없는 소녀 대신 완벽한 그의 가치가 커져 갈수록 소년은 전 세계에 얼굴을 비추며 그 능력을 보여야 했다. 중력을 다루는 그 힘에 누군가는 환호했고, 누군가는 매도했으며..
CoC 시나리오 플레이 로그입니다.키퍼 제외 2인용 시나리오이며, 1:1로도 무리 없이 플레이 가능하다고 합니다!키퍼 브루나플레이어 쨍님, 정산들님커플링-슈레이 B님(@b_trpg)의 자작 시나리오인 무제(Untitled)를 플레이 했습니다.시나리오 링크는 이쪽->http://teamtalc.tistory.com/28#recentTrackback 수정 없이 올리는 것이라 사담이 섞여있습니다. 주의 바랍니다.무제(Untitled)를 플레이하시고자 하는 분들은 보지 않으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약한 고어 묘사 포함되어있음. 해피엔딩으로 끌고나가려는 키퍼의 발악이 보일 수 있습니다. 싫어하시는 분은 읽지 않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시나리오 제목:무제(Untitled)KP:브루나, PL:쨍, 정산들......
베르무트는 샤워를 하고 나오니 문득 손톱이 꽤 자랐다는 것을 자각했다. 언제나 심하게 길지 않을 정도로만 다듬는 손톱이 배죽 나와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하는 중이었다. 휴대폰을 들어 네일샵을 예약하려던 그녀는 문득 떠오른 생각에 어플에 들어가는 대신 주소록으로 들어갔다. 받는 사람, 음… 뭐라고 정의해야 좋을까. 머리 좋고 일 잘하는 핸드백? 핸드백 주제에 자신의 약점을 잡아놓긴 했지만 그녀가 구태여 옆에 데리고 다니는 이유는 단순히 조직에서 그나마 마음에 드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네일케어 해줘] 메일을 보내고 일 분이 채 되지 않아 답장은 돌아왔다. [그런 걸로 부르지 말아달라구요! (*`皿´*) 지금 가겠습니다] 베르무트는 피식 웃었다. 여자애 같기는. 그와는 대부분 조직의 일로 연락을 했지만 사..
희여멀건한 담배연기가 공중으로 퍼진다. 겉으로는 꾸역꾸역 멀쩡한 척 하고 있지만 속은 뇌를 꼬아놓은 것 같이 고통스러웠다. 그것을 드러낼 수 없기에 라이는 오늘도 담배를 손에서 떼어내지 않았다. 그렇게도 기피하며 거리를 둬왔던 마약성 진통제의 일종이었다. 조직에서 유통하는 부류 중 하나인지라 손에 넣는 것은 쉬웠다. 코드네임까지 얻은 그는 말단들이 움직이는 상황에서 돈만 제대로 쥐여 준다면 온갖 것들을 가질 수 있었다. 본래 그의 직업상 조직의 것에는 손을 대지 않았었지만 인간이기에, 센티넬이기에 느낄 수밖에 없는 이 고통은 도저히 평범한 진통제로는 넘어갈 수가 없었다. 유럽 어드메의 나라에서 새로 개발되었다는 이 진통제는 시야가 흔들릴 정도로 정신을 몽롱하게 만들어 임무가 있는 날에는 통상으로 유통되는..
당신이 없는 이곳은 새까만 어둠의 속과 같았다. Prayer Akai Shuichi X Furuya Rei “아무로씨, 오늘은 이만 들어가셔도 될 것 같아요.” “아, 그럼 이것만 정리하고 갈게요.” 아무로는 웃으며 아즈사에게 대꾸했다. 다 씻은 그릇을 냅킨으로 닦고 차곡차곡 쌓아 정리해 선반에 넣는다. 쉽고 간단한 작업이었지만 아무로는 그것이 아주 중요하고 힘든 작업이라도 되는 듯 하나하나 집중해서 닦아 넣었다. 깨끗하게 정리된 선반을 보며 잠시 뿌듯한 표정을 짓고 손을 모아 맞대어 문지르자 그의 표정이 흐려졌다 다시 웃음을 머금었다. 앞치마를 벗어 정리해놓고 아즈사에게 인사하자 밝은 인사가 되돌아왔다. 포아로에서 통하는 뒷문으로 나가 자신의 하얀 애마에 탑승한 아무로는 익숙하게 차를 몰아 베이커 가를..